[Daily] 석사 마지막 학기의 여정

어느덧 대학원에 들어온 지 2년정도가 되어간다. 요근래 졸업논문도 준비하고 취업준비도 같이 하느라 너무 바빴고, 오늘로써 여유가 생겨서 글을 남겨본다. 참고로 댓글이나 방명록을 통해서 답변을 못 받으신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아무튼...

아무튼 난 석사로 졸업할 예정이었고, 보통 석사로 졸업하는 사람이면 3학기까지만 수업을 듣고 4학기째에는 열심히 졸업논문을 준비하게 된다. 사실 막상 4학기째에 접어들 때면 수업도 없고, 시험에 대한 부담감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같은 경우는 컨퍼런스 논문도 하나 준비하던 게 있었고, 취업준비도 같이 해야되서 약간 스케쥴이 빡빡하게 움직였다. 그런데 왠걸.. 석사로 졸업을 해도 취업시장이 너무 빡세다는 것을 많이 느낀 시간이었다. 물론 개인적인 노력이 부족했던 것도 있었지만, 독취사나 스펙업 같은데를 찾아보면 왠만한 좋은 스펙인 것 같은데도 서류에서 떨어지고, 나도 그런 걸 직접 느끼면서 취업이 참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일단 내가 제일 부족했던 것은 학점이었다. 이상하게 회사 면접을 보면 꼭 들었던 질문 중 하나가 "학점이 왜 이리 안 좋나?" 였다. 뭐.. 변명할게 없다. 굳이 변명거리를 찾자면 논문 준비한다고 시험도 못보고, 논문 제출할때 임박해서 과제 프로젝트 딱 내주고... 세상에는 그런 거도 잘하면서 좋은 회사에 가는 사람들도 많은 거 보니까 개인적으로는 내 노력이 부족했던 거 같다고 여긴다. 

 그래도 나름대로 2년동안 프로젝트 준비하면서 얻은 결과물도 있고, 학점 이외로 너무 많은 것을 느꼈던 석사 과정이었다. 참 내가 연구하던 것은 매니코어 시스템에서 전력관리하는 프레임워크에 관한 것이었다.

일전에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서 Single-chip Cloud Computer(SCC) 라는 CPU에 대해서 소개한 적이 있다.

2013/04/12 - [About School/About Work] - [Work] Single Chip Cloud

물론 지금은 많이 안쓰이긴 하지만, 미래에는 코어의 수를 증가시켜서 성능을 증가시키는 추세로 cpu가 발전할 것이다. 물론 이런 개념이 적용된다면 미래에 쓰일 cpu는 지금같이 4-core 8-core 가 아닌 진짜 many-core로 가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때의 문제는 cpu에 공급되는 전력자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논문 주제로 삼은 것이 바로 SCC와 같은 매니코어 시스템에서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아무튼 좀더 자세한 내용은 진짜 논문이 publish될 때 또 언급을 해보려고 한다. 아무튼 위 이미지가 내가 졸업논문 발표할 때 만들었던 ppt의 표지다. 그리고 이건 기술 면접때도 그대로 사용했다.

  취업 이야기를 잠깐 해보면.. 난 아직도 왜 채용에서 인적성검사를 보는지 이해를 못하는 사람 중에 하나다. 더구나 논문 준비한다고 바쁜데 다음날이 인적성 검사라고 인적성 책 딱 사서 문제보는 순간, 이걸 푸는 이유에 대한 의구심이 확 들었다. 물론 지원자중 옥석을 가리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 몇달씩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떨어진 회사에 또 지원하기 위해서 적성검사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면 진짜 시간 낭비가 아닌가 싶다.(물론 그렇다고 대안을 찾기가 쉽진 않겠지만....) 아무튼 나도 지원서를 여러개 썼었는데 학점때문에 한번 걸러지고, 이렇게 인적성검사때문에 한번 걸러지고 최종적으로 남은 회사가 거의 없었다. 이게 내가 겪은 취업의 어려움이었다. 아마 석사로 졸업하는 사람들이 마지막 학기에 공통으로 겪는 어려움이 논문 디펜스랑 취업준비가 아닐까 싶다. 다행히 일이 잘 풀려서 좋은 곳에서 내가 하던 연구와 비슷한 내용으로 계속 일하게 될 듯 하다. :)

 좋은 학교에 와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었던 게 나한테는 너무 큰 행운이었다. 석사라는 과정 자체가 어떻게 보면 짧을 수도 있는 건데, 그 짧은 시간동안 너무 많은게 변하고 너무 많이 느꼈다. 물론 그만큼 내면적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지만, 부족한 점이 있다면 일하면서 조금더 보완할 생각이다. 뭐랄까 학위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자 하는 말이라면.. 한번쯤 어떤 한 주제에 관해서 시간을 투자해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그런 기회가 회사에서도 제공되겠지만, 그래도 학습의 자유가 보장되는 곳에서라면 조금더 자기 아이디어를 개진하고, 발전시키면서 얻을 수 있는 게 많을 거라고 본다. 다만, 그 자유가 보장되는 만큼 스스로 컨트롤해야 된다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어차피 연구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 서면 진짜 state-of-the-art가 뭔지도 알고 있어야 하고, 그게 얼마나 자주 변하는지도 느끼게 된다. 그걸 따라가려면 진짜 공부를 더 해야될 필요성을 가지고 스스로가 노력해야 된다.(물론 연구실에 따라선 그게 힘들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학부를 졸업하고 이렇게 시간을 연구에 투자해보는 것도 나름대로의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졸업논문 수정하면서 그냥 잠깐 머리를 스치는 게 있어서 잠시 글을 남겨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