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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과 관용 사이의 혼돈.

생각많은 소심남 2010. 10. 4. 00:25

사실 조금 혼자 생각해보아야 할 일들이 있었다.
요즘과 같은 현대 사회에 관용이냐 원칙이냐 어느게 우선이냐에 대한 고민 말이다.
물론 내가 당사자는 아니고...

전제를 하자면 난 원칙주의자이고, 보수주의자다.
뭔가 이전부터 내려오는 관례대로 하면 뭐든지 잘 될거 같고, 문제없이 현재 상태를 잘 지나갈거란 생각에
성향이 그런쪽으로 가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 마음이 그렇게 메마르진 않다. 원칙에서 조금 어긋나도 그걸 조금 받아들이면
그 상대자의 기분도 이해가 되고, 나 자신도 뭔가 도와줬다는 뿌듯함이 든다.

그런데 아직까지 현대 사회는 그런 관용을 받아들일 줄 모른다.
요즘 사회 트렌드가 User eXperience 다 감성주의 다 뭐다 해서 사람의 인성을 중시하는게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사회 성향이었고,
요즘 그런걸 반영한 사업이 잘나가고 있긴 하다. 하지만 조금만 내부를 들여다 보면 어디까지나 Deadline이 존재하고, cutline이 존재한다. 그걸 이수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당연히 Fail이란 결과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런걸 난 초등학교 때부터 느꼈고, 아마 요즘 애들은 유치원때부터 그런걸 느꼈다. 누구하나 조금이라도 뒤떨어짐을 인정하지 않는다.

분명 옛날 사회에서는 사람의 감성을 고려해서 다른 문화에선 볼수 없는 외상이나 에누리 같은 문화도 허용이 되었겠지만, 지금 주위를 둘러보라. 그런걸 인정해주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다. 점차 조금씩 메말라져 가고 있는거다. 어쩌면 서양적 관점에서 보면 당연한거고, 점차 세계화된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그저 삶의 규칙중 하나 일뿐이다. 남들을 무조건 뛰어 넘고, 꺽어야 살아남고 멀게는 돈을 많이 벌수 있는 거다.

만약 지금 사회가 내가 언급하고 있는 그런 사회라면 당연히 원칙은 준수되고 있는게 맞다. 우선 그 원칙이라는게 사람을 두 분류로 나눌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잦대이기 때문이다. 원칙을 준수한 사람과 원칙을 준수하지 않은 사람...
일례로 대학교 입학원서를 쓴다고 하자. 마감일날 인터넷이 불통이 되는 일을 겪어보았는가?( 난 겪어봤다 -_-;) 다들 심사 숙고하고 마감전에 원서를 접수하려는 사람이다. 그러고 결정한다. 아 내가 갈 대학이라고... 그런데 막상 접수 시간이 12시를 넘겨버리면 그냥
접수가 안된다. 바로 컴퓨터가 그렇게 닫아버리기 때문이다. 근데 가끔 이게 예상을 뒤집어 버릴때가 있다.

실례로 나도 2005년에 원서를 쓴다고 열심히 고민을 했고, 그래서 가군엔 성대를 쓰기로 고민을 했다. 그러고 마감일 전에 열심히 고민을 하고 집어넣었다. 경쟁률은 그때 딱 보았을때 3:1.. 점수공개 까페에도 내 점수가 안정권이어서 그냥 될줄알았고, 당연히 난 성대생이라고 생각하고 잠을 잤다. 다음날.. 난 조금 믿기지가 않았다. 바로 마감일이 1주일 연기되었다는 것이다. 접속전날에 하도 접속이 안되서 학교측이 원인을 알아보니 일부 지원자들이 매크로프로그램을 이용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물론 인터넷은 하나의 병과 같아서 정보량이 많아지면 순간적으로 느려진다. 일명 보틀넥현상(?) 뭐 아무튼.. 그렇게 되는 황당한 상황, 단지 하루가 접속불량이었다는 이유덕택에 경쟁률은 11:1로 치솟았고, 난 그 학교에 가지 못했다. 사람의 심리라는게 그렇다. 아 저학교는 마감일을 늦췄구나... 아 지원해봐야지....

솔직히 이 케이스는 학교에서 관용을 베푼 경우다(혹은 성대가 돈을 더 벌려고 한 수작이다.) 물론 그 7이란 비율을 사람들이 혜택을 보았지만 3이란 비율은 피해를 보았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만약 원칙이라는 잦대를 두었다면 그냥 당연한  3이란 비율은 혜택을 보았을 것이다.

간혹 원칙이란 잦대를 들이밀다가 관용이라는 손을 내밀면 혼란이 생기기 마련이다.
물론 능력이 우수한 사람을 대우를 받아야 하고, 그런 사람이 많아야 사회나 회사가 발전할수 있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 사람들이 과연 원칙은 지키면서 살아가나? 그 사람들이 자신의 후계자를 뽑을 때 어느쪽의 잦대를 세울것인가에 대해 의문점을 가지고 싶다. 정말로 일정 cutline 밑은 다 자르다가도 cutline근처의 사람은 불쌍하니까 관용을 베풀자..이런식으로 나오는 건 아닐지... 분명 이렇게 하면 피해보는 사람이 생긴다.

좋게 말하면 운좋은 사람의 열정으로 일궈낸 결과라고 할수 있겠지만 나쁘게말하면 더럽게 운좋은 사람의 뽀록? 난 이렇게 생각한다. 정말로 이 글은 내 개인적인 사견을 담고, 내 블로그라서 내 생각을 풀어놓는거지만..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어느정도의 관용은 필요하다. 하지만 관용이 원칙을 넘어서는 일은 피해자를 낳을 뿐이고, 더 큰 피해를 유발한다고 본다. 특히 사회라는 체제안에선 원칙의 존재는 필수불가결이다. 그 사람의 실력이 어떻든 간에. 말이다.

※ 대충 제가 이야기한 부분에 대한 내용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역시도 욕심이 많아요. 만약 원칙이 적용되었다면 전 더 좋은 결과를 받았을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전 이미 자기 목표를 달성했기에 결과가 바뀜에 대한건 전혀 관심이 없어요. 그냥 남들이 다 웃는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는 거지요. 그점만 조금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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