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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y/Book

[Book] hackers : 세상을 바꾼 컴퓨터 천재들

생각많은 소심남 2013. 9. 15. 02:10

참... 요즘 세상은 컴퓨터가 없으면 세상을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다. 물론 나도 컴퓨터를 전공하고 그 알지도 못하는 지식을 가지고 한창을 연구실에 싸매고 있긴 하지만 어쩌면 미래에는 내 밥줄이 될 수도 있고, 어쩌면 큰 돈을 벌어줄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세상에 컴퓨터가 없다는 어떻게 될까? 상상하기가 싫다.. 그만큼 컴퓨터가 우리 세상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문득 이 컴퓨터는 누가 만들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져본다. 뭐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대로 앨런 튜링이 컴퓨터의 기반이라는 튜링머신을 개발하고, 폰 노이만이 컴퓨터라는 개념을 정립했다고는 말할 수 있는데 사실 그건 컴퓨터를 누가 만들었느냐에 초점을 맞춘거지, 실질적으로 알고 싶은 건 "과연 누가 컴퓨터를 대중화시켰을까?" 에 대한 답이다. 이번에 다루는 책인 hackers : 세상을 바꾼 컴퓨터 천재들 에서 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사실 이 책의 제목인 hackers에 조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hacker의 개념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나쁜 개념이다. (물론 화이트 해커 라는 개념도 있긴 하지만...)



그런데 이책의 서두에서도 나오지만 이책에서 언급하는 hacker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재미로 막혀있는 보안을 뚫어 얻은 정보를 대중에게 공유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조금더 묘사하자면 정보사회의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만이 소유한 정보를 빼돌려 공유함으로써 더 큰 발전을 낳고자 했던게 바로 이 책의 주제이다. 그리고 그런 정신을 실천하고자 노력했던 55명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우리가 잘 알고있는 빌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스티브 워즈니악도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전개되기 때문에 사실 이책을 읽으면 왠지 컴퓨터의 발전 역사를 간단하게 읽은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이책은 원래 O`reilly사에서 출판된 hackers : heroes of the computer revolution 의 번역본이다. 이 책의 저자인 Steve Levy씨는 관련 서적과 등장인물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책을 썼다. 그래서 책의 전개 방향도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다가 중간중간에 인터뷰가 전개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와중에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발전사와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많이 언급되어 있어서 책이 지루하지 않다. 번역본임에도 불구하고 딱히 딱딱한 번역투가 느껴지지 않기에 왠지 무겁게 진행될것만 같은 역사책임에도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책의 근간을 이루는 내용중에 해커정신 (Hacker Ethic) 이라는 내용이 있다. 그 내용을 잠깐 가져오자면

- 컴퓨터의 접근에 있어서 제한이 있어서는 안된다.

- 컴퓨터를 통해서 얻은 정보는 항상 무료로 공개되어야 한다.

- 해커는 자신이 한 행동에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 컴퓨터를 통해서 삶을 발전시킬 수도 있다.


물론 요즘 사회나 몇년전 사회에서는 이게 무슨 헛소리인가 싶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리가 지금 이렇게 기술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건 어쩌면 해커 정신을 가진 사람들의 지식 공유가 있어서였다고 생각한다. 어느 순간부턴가 이윤을 추구하는 집단이 생기면서 이 정신이 흐려지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이런 분위기는 GNU나 Open Source Platform을 통해서도 계속 남아있다. 사실 나도 블로그를 만든 의미 자체도 뭔가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통해서 공유를 하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고, 또 새로운 걸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취지에서 나왔다. 요즘은 하는 일에 치여서 글도 거의 못 올리고 있긴 하지만.. 조금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정말로 예전에 하던 kinect나 arduino, raspberry pi 같은 걸 열심히 다뤄볼 수 있을텐데 많이 아쉬워지는 걸 이 책을 보면서 느끼기도 했다.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냥 컴퓨터에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 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어떤 관점에서 읽느냐에 따라서는 이 책은 역사서로도 볼 수 있고, 혹은 교양서라고 볼 수도 있을 거 같다. 역사적 관점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 한테는 20세기 중반에 컴퓨터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며,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들한테는 우리가 잘 알 고 있는 빌 게이츠나 스티브 워즈니악 같은 사람들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에피소드에 대해서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 참 그리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왜 OpenSource를 추구해야 하는지 궁금한 사람들도 꼭 읽어보길 청한다. 아마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을 공개하는 이유와 그걸 통한 발전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동기를 부여해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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