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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MOOC

[MOOC] MITx: 6.002x Circuits and Electronics

생각많은 소심남 2015. 1. 2. 12:39

벌써 2014년이 가고 새해가 밝았다. 2014년은 나름대로 취업 준비도 하고 졸업 준비도 하면서 블로그에 신경도 못 썼는데 사실 그 와중에 뭔가의 주제를 계속 다루고 글을 쓰는 연습을 해야 된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실제로 어떤 분야에 대해서 글을 '잘' 쓰려면 사람들이 읽기 쉬운 맥락을 구성해야 되고, 거기에 맞는 문장도 필요하다. 예전에 블로그에 글을 자주 쓸때는 계속 쓰다보니까 "아 어떤게 궁금하겠구나"같은게 잘 나왔는데, 한동안 안쓰다보니까 글쓰기가 약간 무서워졌다고 할까.. 아무튼 그런걸 좀 탈피해보려고 계속 글쓰는 연습 좀 해보려고 한다.


 이번에 다룰 내용은 내가 지난 해에 들었던 강의 중 인상깊었던 것 중 하나에 대해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https://www.edx.org/course/circuits-electronics-mitx-6-002x>


이 과목은 MIT에서 edX를 통해서 제공되는 회로 관련 강의이다. 원래는 MITx라는 MIT 내부의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서 제공되다가 edX 플렛폼이 생김과 동시에 처음으로 제공된 강의가 되었다. 이 강의가 강조하는 내용은 MIT 학생들이 받는 수업 그대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원래 온라인 교육이라고 하면 실제 오프라인 교육보다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부터 하게 된다. 오프라인 교육이야 당연히 강사와 학생들이 직접 만나서 교감을 나누고 궁금한 점을 직접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좋겠지만, 온라인 교육은 공간적인 한계 때문에 그게 힘들다. 물론 최근에는 virtual classroom 같은 화상 회의 시스템을 이용해서 교감을 나누려고 하는 등 그런 한계를 극복하려고 노력들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서 읽은 건지는 모르겠는데, 온라인 교육이 최대로 제공할 수 있는 강의의 질은 오프라인 교육의 40%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아직까지 한계가 있고, 문제가 있다.

 물론 이 강의도 그런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으나 그래도 그 40%로 최대한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가령 시험 문제와 과제가 매번 달라지게 한다던가, 콘테스트 같은 것을 열어서 학생들이 직접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기도 한다. 아무튼 설명창에 있는 표현대로 하자면 이 강의는 MIT 학생들이 받는 폼 그대로 제공한다. 나도 사실 이점이 끌려서 강의를 지난 8월부터 수강했고, 몇 주전에 완강했다.



 이 세상의 거의 대부분의 전자기기 중에 전자회로가 들어가지 않은 것은 없으며, 심지어는 이제 생체 분야로까지 이런 회로가 적용되는 기회가 생겨서 미래에도 더 널리 쓰이게 될 것이다. 보통 전자과에서는 이런 것들의 기초가 될 수 있는 회로에 대한 이론을 회로이론 혹은 기초전자회로 란 과목으로 가르친다. 나도 학부에 있을 때 성적은 안 좋았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들었던 것 같다. 아무튼 보통 그런 과목에서는 회로이론에 대한 여러가지 기초 법칙과 회로를 구현하는데 필요한 몇가지 기초 소자와 응용회로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예를 들어서 키르히호프의 전압/전류 법칙이라던가 MOSFET을 활용해서 current mirror를 설계해보고 실제로 oscilloscope에 연결해서 해당 전선에 흐르는 전압과 전류를 측정해보기도 한다. 아니면 op-amp를 달아서 자신이 원하는 gain을 생성할 수도 있다. 

 이 강의가 좋았던 점 중 하나는 중간 중간에 실제 회로 소자들의 동작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가령 MOSFET에 외부 온도의 변화를 주면 성질이 변한다는 내용을 실제로 헤어드라이기를 통해서 보여준다. 또 위 동영상에서도 중간중간에 나오지만 chain-saw를 들고 나와서 춤추면서 원리를 설명하는 부분도 있었다. 뭐 아무튼 Agarwal 교수가 나름대로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 여러가지 시도를 한 점이 보이고, 재미있게 봤던 것 같다.

 또 하나의 좋았던 점은 실제 회로 시뮬레이션을 웹상에서 할 수 있게끔 했다는 것이다. 



이건 두번째 시뮬레이션 과제였던 것이었던 mixer를 구현한 것이다. 위의 폼 그대로 회로를 구현하고 파형도 찍어 본 것이었다. mixer의 정의 그대로 여러 신호를 mix 시킨건데 지금 input으로 들어간 square wave와 sine wave를 합친 것이다. 이 밖에도 Oscillator를 구현해보던가 원하는 전압 파형을 내기위한 회로도 설계해야 되는 등 다양한 시뮬레이션 과목들이 제공되었다. 아마 전자과 수업을 들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접해봤을 pspice와 비슷한 형태로 되어있기 때문에 실제로 회로를 만들어보고 결과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한테는 좋은 수업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밖에도 매 주마다 과제가 나오고 똑같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제공되는 등 배운 내용이 대해서 다시 복습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제공했다. 덕분에 강의도 꽤 열심히 들으면서 학부때 배웠던 내용을 되새길 수 있었다. 물론 막판에 여러가지가 겹쳤을 때는 거의 강의도 듣지 못하고 내용도 그냥 흘려 들었지만, 그래도 다행히 passing grade는 넘을 수 있었고 이게 내가 2014년에 마지막으로 받았던 인증서가 되었다. 


그런데 이 강의.. 진짜 빡셌다. 잠깐 커리큘럼을 보여주면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앞에서 소개했던 대로 이 강의는 8월에 시작해서 12월 중순에 끝났다. 그런데 솔직히 온라인 강의가 이렇게 term이 길게 진행된 건 처음 봤다.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온라인 강의의 term은 대부분 6~8주 정도만 제공되는데 이거는 대략 15주정도로 진행되었다. 물론 그만큼 회로 분야라는게 단기간에 다룰 수 없는 중요한 분야이기는 한데, 그래도 웬만한 의지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끝까지 듣기 어려울 거란 생각을 해본다. 더구나 passing 에 대한 기준도 엄격해서 아무리 과제를 다 제출하고 중간 고사를 잘 봤어도 기말고사를 안 보면 인증서를 받을 수 없게 되어 있었다. 그만큼 뭔가 꾸준히 듣기 어려운 과목이었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듣고 나니까 뭔가 많이 남는거 같긴 하다.

 아마 회로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이 강의를 들어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추천하는 방식은 아마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이 강의를 들으면서 복습을 하는 형태가 될텐데 그게 아니더라도 들어보면 좋을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다. 아마 내년에도 이와 비슷한 강의(Computation Structures Part 1: Digital Circuits-  https://www.edx.org/course/computation-structures-part-1-digital-mitx-6-004-1x) 가 진행되니까 인증서도 받아보면서 열심히 할 사람들한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나도 아마 들으면서 몇가지 중요한 내용들은 블로그를 통해서 공유할까 계획중이다.


참, 강의 마지막 무렵에 이 강의에 대한 통계가 나와있어서 조금 소개해보고자 한다.


- 이 강의는 대략 23000명 정도가 수강 신청했으며, 2000여명정도가 인증서를 받았다. 내가 전에 들었던 coursera 강의에서도 이런 통계가 나왔었는데 50000명정도가 등록해서 650명이 완료했던 케이스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교육의 수강대 완강의 비율이 5~6%라고 하는데 지금 이 강의는 10%대의 수강 완료율을 보였다. 진짜 이건 대단한 거다. 보통 이정도의 수강율을 보이려면 교수가 잘 가르치던가 혹은 학생들이 이 분야에 대해서 열정을 가지고 참여를 해야될텐데 이 두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많이 들었던 건 아닐까 싶다.


- 이 강의 수강자의 27%는 인도에서 들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인도의 교육열은 참 뜨겁다. 인구도 많은 만큼이나 사람들의 관심사도 넓고 풍부하다. 보통 Discussion forum에 올라오는 글들의 대부분이 인도 사람들이 질문하고 답변하는 글들이다. 참고로 한국도 보면 나뿐만 아니라 몇명정도 이 강의를 수강하고 있는 것 같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조금 이런 것들을 같이 듣는 사람들끼리 그룹을 형성해서 지식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참 이렇게 온라인으로 강의를 제공되는 것도 좋지만, 그 후로 계속 지식으로 공유할 수 있는 창을 생성하는 것도 어쩌면 이런 교육이 만들 수 있는 최대의 효과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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